Danny & Jenny · 만든 사람의 글

영어 말하다 막히면 한국어로 — 한국어 섞어 말하기가 영어회화 방법이 되는 이유

먼저 밝힙니다. 이 글 끝에 나오는 Danny & Jenny(대니앤제니)는 제가 만든 앱입니다. 협찬 아니고, 광고비를 받은 곳도 없습니다. 앱 소개는 마지막 한 토막이고, 그 앞은 "영어로 말하다 막히면 한국어로 해도 된다"는 말이 왜 핑계가 아니라 방법인지에 대한 제 경험과 근거입니다.

영어로만 말하라고 하면 왜 입이 닫히는가

영어회화를 배우는 자리에는 대개 암묵적인 규칙이 있습니다. 영어로만 말할 것. 선생님이 원어민이면 당연히 그렇고, AI 회화 앱도 대부분 그 전제 위에 있습니다. 저는 이 규칙이 실력이 애매한 사람에게 가장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.

"I'm fine, and you?" 다음이 없어서 막힌 게 아니었습니다. 예를 들어 "요즘 팀 분위기가 바뀌어서 눈치 보는 게 피곤하다" 같은 말을 하고 싶은데 '눈치'에서 멈춥니다. 그러면 그 말을 버리고 "I'm a little tired these days"로 내려갑니다. 틀린 영어는 아니지만 하고 싶었던 말은 아닙니다.

이게 매일 반복되면 대화는 늘 얕은 데서 끝나고, 얕은 대화로는 실력이 늘지 않습니다. 발화 기회가 없는 게 아니라, 영어로 말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할 말이 없어지는 것. 저는 이게 병목이라고 믿습니다.

제 영어가 제일 늘었던 한 학기

미국 교환학생 시절입니다. 미국인 룸메이트와는 영어가 부족해 인사만 하고 끝났습니다. 그런데 수업에서 알게 된 교포 2세 친구는 한국어가 서툴렀고 저는 영어가 서툴렀는데, 둘이 한 학기 내내 온갖 얘기를 했습니다.

대부분은 영어로 말합니다. 그러다 '눈치' 같은 단어가 나오면 한국어로 던집니다. 친구는 알아듣고, 자기 말 속에서 "Oh, you mean you have to read the room all the time?" 하고 영어로 되받아 줍니다. 저는 그 표현을 바로 주워서 다음 문장에 씁니다. 가르침은 없었습니다. 그냥 수다였습니다. 그런데 그 학기에 영어가 제일 늘었습니다. 지금 생각하면 그때 제가 한 건 "일단 뱉고 보는 것"이었고, 친구가 한 건 되받기(recast)였습니다.

연구도 같은 말을 합니다

저 혼자의 경험인가 싶어 찾아본 연구가 둘 있습니다.

하나는 Swain과 Lapkin(2000)의 연구입니다. 학습자들이 협동 과제를 할 때 모국어를 쓰는 것이 생각을 정리하고 서로를 돕는 인지적·사회적 기능을 하며, 모국어를 금지하면 과제 수행이 오히려 막힌다는 내용입니다. 제게는 "한국어로 던지는 건 도망이 아니라 과제를 끝내는 수단"으로 읽혔습니다.

다른 하나는 Long(1996)의 상호작용 가설입니다. 대화 중에 뜻을 맞춰 가는 의미 협상과, 상대가 내 말을 자연스러운 형태로 고쳐 되받아 주는 암시적 피드백이 언어 습득을 돕는다는 주장입니다. 교포 친구가 해 준 게 정확히 그것이었습니다.

두 연구가 "한국어를 섞으면 영어가 는다"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. 제가 가져온 건 두 가지뿐입니다. 모국어를 금지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, 그리고 되받기가 습득을 돕는 피드백이라는 것.

한국어 섞어 말하기를 '방법'으로 쓰는 규칙

핑계와 방법의 차이는 규칙이 있느냐입니다. 제가 쓰는 규칙은 네 가지입니다.

첫째, 영어의 큰 틀은 영어로 합니다. 문장 구조, 대화 흐름, 리액션은 영어로 갑니다. 뼈대까지 한국어가 되면 그건 한국어 대화입니다.

둘째, 막히는 조각만 한국어로 던집니다. 문장 전체를 한국어로 바꾸지 않습니다.

셋째, 상대가 영어로 되받아 준 표현을 바로 다음 문장에 씁니다. 들은 걸로 끝내면 남지 않습니다.

넷째, 끝나고 나서 같은 얘기를 영어로만 다시 말해 봅니다.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난 뒤라 내용은 이미 있고, 빈 곳이 어딘지 스스로 보입니다.

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. 이 방법의 약점은 편하다는 것입니다. 편하면 한국어 비율이 슬금슬금 늡니다. 그래서 한국어 실력이 다른 상대를 두는 게 좋습니다. 처음엔 한국어를 잘 알아듣는 상대, 익숙해지면 한국어가 서툰 상대. 상대가 못 알아들으면 제 영어 비율이 저절로 오릅니다. 주 단위로 내 영어 비율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지 보면 됩니다.

제가 이걸 앱으로 만든 이유

한국에서 회사 다니면서 어디 가서 교포 친구를 만들겠습니까. 그래서 만들었습니다. Danny & Jenny(대니앤제니)는 한국어도 알아듣는 AI 교포 친구들과 전화로 영어 수다를 떠는 iOS 앱입니다. 위의 규칙이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. 막히는 조각만 한국어로 섞으면 친구가 리액션 속에서 자연스러운 영어로 되받고, 통화가 끝나면 제가 실제로 한 말이 표현 카드가 됩니다. 원하면 방금 그 얘기를 영어로만 다시 말해 보는 도전이 있고, 친구마다 한국어 실력이 달라 상대를 바꾸면 영어 비율이 조절됩니다. 상대는 전부 AI이고 앱은 그걸 숨기지 않습니다.

무료로 매주 3번, 3분씩 통화할 수 있습니다. 한국어 섞어 말하기가 핑계가 아니라 방법이 되는지, 직접 한 번 겪어 보시면 좋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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막히면 한국어로 말해도 됩니다. 걔 다 알아들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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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든 사람이 직접 씁니다(협찬 아님). 무료로 매주 3번, 3분씩 통화할 수 있고, 대화 상대는 전원 AI입니다. 섞영어 사전으로 돌아가기.